작곡도 DIY 시대
태초에 음악이 있었을까? 음악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언어보다 음악을 먼저 사용했다고한다.
사실 인간의 언어체계가 얼마나 복잡한가? 이국땅에 와서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려다보니 뼈저리게 느끼는 바다. 성수격시로 변하는 유럽어도 힘들고 미세한 존칭을 알아야하는 한-일어(알타이어족으로 구분되기도 하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한다)도 녹녹치는 않다. 그에 비하면 감정이나 간단한 의사를 비언어로 소리내는 것이 원시인들에게는 훨씬 쉬웠을 것이다.
인간들의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하던 음악중 종교적인 부분은 중세시대 그레고리우스 교황 (590∼604)에 의해 모아져 "그레고리오 성가"라는 서양음악사의 한 효시를 만들어낸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레고리오 성가에 작곡자가 표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에게 바치는 작품이라 인간의 이름을 뺀 것이다.
이후, 인간들은 보다 자유로운 감정을 음악에 싣고 싶어했기에 음악은 단선율로부터 진화를 거듭하여 바로크/고전으로 가면서 그 테크닉이 만개하였다. 바흐는 교회에서, 헨델은 무대에서, 그리고 하이든은 궁정에서 도통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런 시대야말로 "작곡자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작곡자에 의해 주도된 음악은, 무대의 숫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배가시킬 수 있는 기술인 음반이 등장하면서 연주가들에게 바통을 넘긴다. 이러한 기술진보 덕에 카라얀이나, 하이페츠, 폴리니 같은 이들이 그들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LP나 CD등에 많은 족적을 남긴 "연주가의 시대"도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다른 시대로 옮아감을 느끼게 된다. 음악활동의 3요소인 작곡, 연주, 감상을 생각해보면, 이제 음악의 시기는 작곡가나 연주가가 아닌 "감상자의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의 감상자들은 광활한 사이버공간에서 수 없이 많은 작곡가의 작품을 수 없이 많은 연주로 큰 비용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컨서트홀에서 연주자에 의해 미리 정해진 레퍼토리를 수동적으로 듣기보다는 이제 컴퓨터 앞에서 자신의 구미에 맞는 레퍼토리와 연주자를 자유로이 선택해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는데, 차후 검색엔진사에서 추진중인 도서관의 인터넷화 사업이 더욱 발전될 경우 그동안은 어느 음악도서관에서 잠자고 있는 희귀한 음반들도 이제 감상자 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거의 무료로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발 더 앞으로 나가, 오늘날의 감상자 시대 다음에 오게될 시기에 대해 예측해 보자면, 아마도 다시 "작곡가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전업" 작곡가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아마추어" 작곡가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과연 아마추어가 작곡을 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높은 진입장벽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화성학도 배워야하고 연주할 악기도 배워야하고, 또 까다로운 선생님의 비위도 거스르지 말아야하고... 하지만 컴퓨터의 도움을 통해 화성학을 몰라도, 또 악기를 연주할 수 없어도, 그리고 레슨 선생님이 없어도 작곡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아직은 조악한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차후에 더욱 발전적인 형태를 띠게 된다면, 잘하는 연주가들의 음악을 수동적으로 듣거나 혹은 불협화음으로 점철된 작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감상자가 스스로 작곡가와 연주가를 겸하는 1인 3역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간은 꼭 좋은 작품보다도 나만의 작품에 더 가치를 두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DIY 작곡능력의 배양은 동양에서 이야기하는 선비의 6가지 교양 (禮, 樂, 射, 御, 書, 數)중 한가지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우>
얼리 어댑터를 위한 작곡 소프트웨어
FlexiMusic Kids Composer |
FlexiMusic Composer |
![]() |
![]() |
| - FlexiMusic Kids Composer is the easiest and cheerful way to make music for kids. - Create and compose music tracks with few clicks, as simple as learning ABC. - Just use the paint brush to paint tracks and make music. - Choose a sound of your choice out of one hundred instruments. - Record your own vocals. |
- Compose your own songs at home. - Use Step Cycle and Bar Cycle to arrange your samples rhythmically and to make small music cycles of a looping melody. - Add multiple Effects. - Add an unlimited number of tracks to compose complete music with lyrics. - More than 600 instrument sample sounds included. |
Kid Version |
Normal Version |
==
She's Got the Whole World in her Hand (4/5/2008)
일본. 가깝고도 먼나라. 분명히 내가 당한 적은 없어도 왠지 경계하게 되는 나라. 하지만, 과거의 행적은 싫어도 그 기술력과 성실함에는 가점을 주게 되는 나라. 또한 언제까지나 피해의식속에서만 관계를 맺을 수 없는 나라. 보다 강력한 한국을 만들어 양국의 관계가 더 건설적이기를 기원한다.
나에게는 한 일본인 친구가 있다. 음악을 통해 알게 된 이 친구의 이름은 카토 모토시(加藤元士)이다. 카토(加藤)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바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선봉에서 주도했던 카토 기요마사 (혹은 가등청정). 우리에게 큰 고통을 준 인물이 공교롭게도 이 친구의 조상이다 (이 친구도 그점을 잘 알고 있고 또 일찌기 정중하게 그점에 대해 사과하였다).
모토시는 본래 의료공학을 전공하고 그쪽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더불어 음악에도 전공자 못지 않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 자비로 핲시코드를 구입하여 연주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음악분석 컬럼도 쓰고 있다.
이 친구와 연락할때마다 일본 매니아 문화를 만나게 된다. 물론 한국도 이제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고 까페/블로그가 보편화 되면서 매니아 문화로 들어서고는 있지만, 많은 경우 "깊이에의 도전"보다는 취미수준에서의 친목이 강조되는 듯 하다. 이에 반하여 일본에서는 바흐 합창곡 전문연주가, 아카펠라 전문 연주단체 등으로 특화되고 있는데, "기타"라는 악기 역시 그다지 각광을 받는 악기는 아니지만, 일본의 매니아 문화속에서 그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우연히 기타를 들고 있는 묘령의 일본 아가씨 사진을 보게 되었다. 비디오만이 아니고 오디오도 훌륭한 이 연주가의 이름은 무라지 카오리 (Muraji Kaori). 이미 DECCA나 EMI 등을 통해 발매된 많은 음반이 그녀의 실력을 증명해주고 있는데, 스페인의 맹인 작곡가 로드리게스가 만든 아랑훼즈 협주곡 연주를 들어보니, 스페인적인 정열보다는 가녀린 긁어내림으로 시작하여 섬세한 손톱뜯기로 이행하는 색다른 해석이 배어나왔다.
그녀의 또다른 음반에 담긴 곡 카바티나를 들을때엔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베트남 전쟁의 피해를 그린 영화 디어헌터에 나오는 이 주제곡은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만큼이나 기억에 오래 남는 명곡인데 카오리역시 그 긴밀함을 생생히 전달해주고 있다.
<김종우>
추천음반 (카오리의 연주 10주년 기념음반)
Click the Jacket for More Information.
==
워싱턴 벚꽃축제 (03/29/2008)
오늘부터 워싱턴 DC에는 벚꽃축제 (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 3/29-4/13)가 시작된다.
워싱턴에 봄을 알리는 이 축제는 1912년 도쿄의 시장이었던 유키오 오자키가 양국민의 친선을 위해 벚나무 삼천그루를 워싱턴 DC에 기증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인데, 이후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층층나무 (dogwood)를 일본에 기증했고, 1935년에 와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벚꽃축제가 시작되었다.
태평양 전쟁의 발단이 되었던 진주만 사건으로 포토맥 강변의 벚나무들이 수난을 당하기도 했으나 이후 1965년에 3800그루가 일본으로부터 추가로 기증되었으며 1981년에는 미국에서 잘 자란 벚나무가 일본으로 역기증되기도 하였다. 당시 홍수피해로 일본의 벚나무들이 많이 유실되었기 때문이다.
축제는 국립빌딩박물관에서 공식적인 개막으로 시작되는데, 자전거 투어, 밤 벚꽃놀이, 불꽃놀이, 오리가미 (종이접기), 마츠리 (일본식 축제), 스시와 사케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그런데 첫날 워싱턴 기념비 주변에서 열리는 연날리기 대회의 경우, 한국인들도 과거 가오리연이나 방패연 등을 날린 경험들이 있을테니 한국의 문양이 담긴 연이나 입춘대길같은 글씨가 씌어진 연을
만들어 참가하면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뜻있는 일일것 같다.
매년 1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포토맥강변과 제퍼슨기념관 주변 혹은 베데스다같은 일반 주거지역으로 모으는 벚나무는 본래 장미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일본의 국화라 알려졌지만 실제로 공식적인 일본 국화도 아니며 (아름다움을 간직한 상태에서 지는 모습이 마치 무사의 명예로운 죽음과 닮았다고 하여 일본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한다) 도감을 보게 되면 오히려 한국을 원산으로 하는 품종이 더 많이 눈에 띤다 (해서, 과거 창경궁에서 문화유적이나 동물들과 함께 벚꽃을 즐긴 1석 3조의 경험에 대해 적어도 왜색의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벚나무는 재질이 좋아 가구나 건축내장재로 많이 사용되는데 역사적으로는 고려의 팔만대장경에도 벚나무가 주로 쓰였다. 또한 악기의 재료로도 쓰이는데 독일산 바로크 리코더의 경우 단풍나무나 배나무로 만든 것보다 벚나무로 만든 악기가 고가로 팔리고 있다.
오늘은 "리코더의 여왕"이라 불리며 원숙한 기교를 자랑하는 덴마크 출신 미칼라 페트리 (Michala Petri)의 연주로 비발디의 사계중 봄을 들어보고 싶다. 곡을 들으며 그녀의 리코더가 벚나무로 만든 것인지도 물어봐야겠다.
<김종우>
추천음반
Click the Jacket for More Information.
==
지나간 글: #1




).